차례 차례 피는 꽃 / 도종환
어느날 갑자기
피는 꽃은 없습니다.
어떤 꽃이든
오랫동안 끊임없이 준비하면서 핍니다.
우리가 어느날 갑자기 그꽃을 발견한 것뿐입니다.
.......
산수유꽃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걸 보면서
비슷한 크기, 똑같은 빛깔의 생강나무꽃이
덩달아 꽃을 피우지 않습니다.
산수유꽃이 충분히 제 역할을 다 했다고
생각할 만큼 시간이 지난뒤에 비로소 꽃을 피웁니다.
산수유보다 더 진하고 강한
향기를 지닌 줄기와 꽃을 키워 갑니다.
진달래가 피었다고 해서
철쭉도 같이 꽃을 피우지 않습니다.
제 차례가 되었을 때 꽃을 피웁니다.
연분홍 진달래가 먼저 피고 난 뒤에
좀더 진한 빛깔의 분홍꽃을 피웁니다.
진달래보다 늦게 꽃이
피었다고 진달래를 시기하거나 미워하지 않습니다.
꽃을 피워도 되겠다고 생각할 때 꽃을 피우는
것 뿐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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